계속 머물고 싶어지는 길 '철학의 길'


콧대 높기로
이름난 교토 사람들은 별나다. 자신에게 맞는 속도만 지키면 도로가 정체되어도 신경쓰지 않으며, 경제분야를 제외하고는 아직도 교토를 일본의 도읍지라 여기는 분위기가 강하다. 수준급 문화가 자부심과 결합되어 더욱 견고해지고, 여기에 자유로운 사고와 행동이 교토 특유의 애매성이 더해지며 독특한 문화로 넘쳐흐른다.

그래서 세상은 교토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교토 중화사상이란 표현도 거침없이 사용된다. 그러니 현재 수도에서 살고 있는 도쿄지엥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경향도 다분하다. 이런 중화사상에 최근 힘을 실어주는 것 중 하나가 노벨상이다. 노벨상 수상자를 대거 배출한 명문 교토대학과 노벨상 수상에 일조한 빛나는 산책길이 교토에 있다.

집 밖으로 나가 걷기만 하면 그 어디든 훌륭한 산책길이 되는 기묘한 동내에서 가장 유명한 산책로는 난젠지에서 긴카쿠지로 이어지는 철학의 길, 데츠가쿠노미치다. 콧대 높은 교토사람이든 잠시 들르는 이방인이든 그 길을 걸으면 사색의 달콤함을 맛보게 되는 것은 매한가지이다. 여행을 와서 문화유산 관람과 기념사진 촬영에 힘을 빼고 친근감 넘치지만 역시 낯선 길을 걷게 되는 생각지도 못한 재미와 만나게 된다. 그게 바로 교토의 숨은 매력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교토의 학자들을 매료시킨 철학의 길을 걷고, 온통 붉은 헤이안진구 일대를 또 걷고, 난젠지에서 태어난 교토의 명물 두부 요리를 맛보고, 근처에 박혀있는 감각 만점의 숍과 카페에서 교토의 진짜 매력에 단단히 홀리게 된다. 사람냄새 풀풀나는 교토의 소박한 산책길은 최첨단 유행으로 둘러싸인 도쿄의 화려함 밤보다 백만배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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