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의 진화

21세기, 지금 지구촌에는 복고바람이 불고 있다. 댄디에서 복고로의 열풍이 오늘내일만의 유행이 아닌 듯 하다. 건축을 전공하고, 전문 분야로 전통주거건축을 연구하는 나로서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전통주거건축은 우리가 흔이들 잘 알고 있는 한옥이다. 한옥은 우리민족의 고유한 인간생활을 담고 있으면서도 살아있는 박물관이며, 역사 그 자체이다. 최근 나는 이러한 우리 고유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져 있는 한옥을 어떻게 현대라는 상황속에서 한옥이 진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있다.

물론, 전통적 한옥의 맛과 멋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기능과 삶의 방식, 그리고 새로운 시대가 제공하는 다양한 기술적, 재료적 가능성은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방향으로 계속 변화가 진행된다면 미래의 어느 시점에 우리는 더이상 기존의 한옥이란 개념으로 부를 필요가 없는 새로운 언어를 가진 건축의 출현을 기대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서구식 현대건축의 방식에 한옥의 개념을 부차적으로 적용하는 것으로는 이런 결과를 얻기 어렵고, 반대로 한옥에서 시작하여 현대의 생활을 수용하면서 점차로 진화해 나가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한다.

한반도의 자연과 기후적 조건이 반영되고 새로운 시대의 변화가 수용된 그러한 건축은 과연 어떤 모습이며 또 어떤 이름으로 불릴 것인지 자뭇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현대로서의 한옥이라는 방향을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앞으로 우리 건축인들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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